
본격적으로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기 전, 우리는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가 있습니다. 시장의 급락이나 손실을 메꿔 줄 방어 자금입니다. 쉽게 말해 비상금이죠, 이 방어 자금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사고를 대비하는 예비비가 아니라, 내 투자 포지션을 끝까지 지켜내고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수를 던지기 위한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가장 위험한 순간은 돈이 없을 때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아야 할 때‘ 찾아옵니다. 방어 자금이 없는 투자자는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병원비처럼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시장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소중한 자산을 헐값에 팔아치워야 합니다. 하필이면 시장이 바닥일 때 내 돈을 강제로 탈취당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이를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여유가 되는 방어 자금을 갖추고 있어야합니다. 하락장의 파도 속에서도 내 원칙을 지키게 해주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죠.
그렇다면 이 방어 자금은 어느 정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람마다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 보통은 3개월에서 6개월치 생활비를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 안전벨트가 꽉 조여져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스릴을 즐길 수 있듯, 이 방어자금이 든든해야만 우리는 시장의 폭락 앞에서도 패닉에 빠지지 않고 장기 투자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이건 근로소득이 중요한 이유기도 합니다. 투자에서 손실을 보거나 급하게 여유자급이 필요할 때 꾸준한 근로소득으로 방어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아직 충분한 방어자금이 부족하다면, 지금 당장 투자금과는 완전히 분리된 ‘현금 대기소’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하도록 합시다. 이 자금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언제든 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원금 손실 위험이 없으면서도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파킹 통장이나 CMA 같은 곳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겠죠.
방어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여러분이 투자할 때도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자산을 던질 때, 든든한 뒷배가 있는 투자자만이 그 위기를 남들보다 싼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기회로 바꿀 수 있는거죠. 이 자금은 단순히 아껴둔 돈이 아니라 여러분의 투자가 성공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고마운 존재인 셈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방어자금을 물타기에 쓰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투자 외적인 요소로 인해 투자에 방해를 받지 말라는 뜻이죠.